'보리'가 펴낸 책 가운데 <꼬마 밤송이 뽀알루의 모험>(모두 7권)이있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이 '글 없는 그림책'은 취학 전 아이들이나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모두 좋아합니다.
여간해서는 외국에서 나온 책을 내지 않는 '보리'가 이 책을 낸 데에는 특별한 까닭이 있습니다.
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 제도 교육은 정답이 하나뿐인 시험 문제 내기를 일삼아 왔습니다.
그 결과로 아이들은 나이가 들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헤어날 수 없는 '정답병'에 빠지게 됩니다.
모든 창조력과 비판력을 깡그리 없애 버리는 무서운 병이지요.
이 병에서 벗어나려면 어려서부터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데,
공공 도서관, 마을 도서관, 학교 도서관을 둘러보면,
상상력과 창조력을 북돋는 책들이 많지 않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북돋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림을 따라가면서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들을 마음속에서 떠올립니다.
이 아이들이 펼쳐내는 상상 속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모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스스로 꾸며 내는 이야기를 입 밖에 내는 아이들은 저절로 표현력을 기르게 됩니다.
그것을 글로 옮기도록 이끌면 아이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글쓰기를 하게 되지요.
아이들의 건강한 감수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이런 글쓰기는
좋은 글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하루 만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꼬마 밤송이 뽀알루의 모험> 같은 건강한 그림책은 이 과정을 훌쩍 앞당길 수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 뽀알루는 아침이 되면 새로운 세상으로 모험을 떠납니다.
배낭 속에는 엄마 사진을 챙겨 가지요.
여러 가지 신기한 일을 겪고 위험에 빠지기도 하지만,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엄마 사진을 꺼내 보고 힘을 얻어 이겨 냅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행복한 꿈을 꾸지요.
이 '글 없는 그림책'을 그린 분들은 생태와 자연에 각별한 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뽀알루의 모험에 동참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건강한 상상력과 감수성이 샘솟도록 이끕니다.
<아무거나 꿀꺽> <으스스한 집> <신나는 채소밭> <구름나라 사탕할멈> <이상한 먹보 마을> <장난감 방의 비밀> <우당탕 시골 농장>을
한 권 한 권 들추어 보는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상상 속에서 그려 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기에도 즐겁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초등학생들, 그리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교사나 부모님들이 꼭 한번 보았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개똥이네 놀이터> 창간 100호 기념을 맞아 이 지면을 통해서 소개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프랑스에서 나온 이 책에 버금할 '글 없는 그림책'이 많이 나오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이 책들은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창간 100호를 맞아 개똥이네 독자들 마음에 환한 햇살 가득하기를 빕니다.
-윤구병, <개똥이네 집> 2014년 3월호.
편집 살림꾼 지리소 2014-09-24
古傳을 만들면서 苦戰을 면치 못하다가, 책 만드는 일에도 사는 일에도 고전하고 있는 困而知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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