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블로그

 

<노근리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읽어 보신 분이 계신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신문에도 나고 방송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인 '육이오 전쟁' 61주년을 맞아 저는 이 나라 모든 학부모, 청소년들한테

<노근리 이야기>(박건웅, 새만화책, 2006)이라는 책을 읽어 보라고 두 손 모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1부, 2부 두 권으로 된 이 책은 쪽수가 합해서 천 쪽이 넘습니다.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근리 이야기 1부, 그 여름날의 기억>은 3만 원,

<노근리 이야기 2부, 끝나지 않은 전쟁>은 2만3천 원이니까요.

하지만 읽고 나면 이보다 더 값지고 값싼 책은 다시없을 거라는 마음이 절로 생길 겁니다.

저는 읽고 나서 너무나 가슴이 먹먹해서 인연을 맺고 있는 출판사 식구들을 비롯해서

50명 가까운 분들께 선물로 사 드렸습니다.

 

혹시 '그래픽 노블'이라는 낯선 영어 낱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우리 말로 바꾸면 '그림 소설'쯤 될까요?

이 책은 얼핏 보면 '그래픽 노블' 같습니다.

원작자가 있고, 그린이가 따로 있는 '만화책'이니까요.

이 책을 펴낸 곳도 '새만화책'입니다.

이 '만화책'은 '노근리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반세기 동안이나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슬픈 기억이자 아픈 상처'였습니다.

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불굴의 의지로 애쓴 끝에 그 실체가 세상에 드러났고,

끈질긴 노력 끝에 1994년 2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노근리 특별법도 제정되었으며,

이제 인권과 평화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모와 청소년들이 '육이오 전쟁'을 바로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군들을 불러들여 부모와 형제들 가슴에 총칼을 들이댄 이 참혹하고 부끄러운 전쟁이

우리 나라 현대사를 제대로 꿰뚫어 보는 데 돌쩌귀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이 전쟁의 벌거벗은 맨살이 <노근리 이야기> 속에서 드러납니다.

또 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인지, 이 순간까지도 남녘과 북녘을

동시에 옥죄는 사슬인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노근리 이야기>를 그린 만화가 박건웅 씨는 나라 안보다 밖에서 더 눈길을 끄는 작가입니다.

이미 <꽃>과 <노근리 이야기 1부>가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나온 <노근리 이야기 2부>까지 번역된다면

세계는 가장 뛰어난 '그래픽 노블' 작가를 얻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틀림없이 그럴 겁니다.

우리 아이들한테 평화와 인권이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데

이보다 더 나은 '현대사 교과서'를 저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이 책이 공공도서관과 학교 도서관마다 꽂히게 되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오랜 시간 잊혀진 전쟁의 아픈 기억을 딛고 정의와 진실의 힘을 일깨워 준

노근리 사건 유족 여러분들에게 이 만화를 바친다."는 작가의 글 속에 이런 말도 함께 있네요.

"좋은 전쟁보다 나쁜 평화가 낫다."

 

-윤구병, <개똥이네 집> 2011년 6월호

 

 

박건웅 작가 작업하는 모습

 

  [사진은 박건웅 작가가 '나는 공산주의자다' 만들 때 모습입니다.]

 

 

 

 

 

 

편집 살림꾼 지리소

편집 살림꾼 지리소 2011-06-15

古傳을 만들면서 苦戰을 면치 못하다가, 책 만드는 일에도 사는 일에도 고전하고 있는 困而知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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