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단지의 짙어진 풀빛. 4월 20일
봄이 성큼 다가오자 추워서 사무실에 잔뜩 웅크리고 있거나 지하에서 탁구만 치던 보리 살림꾼들의 점심 시간도 활기차졌어요.
주방족
밥당번은 조리실에서 설거지도 하고 뒷정리도 해요.
보리 식구들은 돌아가면서 밥당번을 하는데
11시에 조리실로 내려가 조리실장님을 도와 점심밥 준비를 하고,
다 먹고나면 치우는 일을 해요.
오늘 점심 특별 음식은 골뱅이 소면이에요.
항아리 뚜껑에 맛깔나게 담아내신 조리 실장님의 감각!
접대족
보리는 회사에서 점심을 해먹기 때문에
손님들이 찾아오실 때 점심 끼니때를 맞춰 오시게 하는 일이 많아요.
오늘은 백창우 선생님이 오셔서 어르신들은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고 계세요.
탁구족
보리 지하는 행사장인데 행사가 없을 땐 비어 있기 때문에 탁구를 쳐요.
보통 가장 앞쪽에 있는 탁구대에서 부터 실력이 상중하로 나뉘죠.
전 요새 저~~~ 끝에서 치고 있습니다요.
야구족
보리엔 야구 좋아하는 살림꾼이 총인구 대비 매우 많다고 볼 수 있어요.
그 가운데 야구 중계에는 흥미가 없는데
스스로 하는 것에만 흥미가 있는 분이 한 분 계셔서
야구파의 역사가 가늘고 길게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족
점심 시간에도 자리를 지키고 계신 분들에겐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쇼핑이 빠질 수 없겠죠.
가도 가도 출판사밖에 없는 출판단지 환경에 적응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죠.
※ 사진 속 상황과 전자상거래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수다족
수다는 여자를 살리고 세상을 부드럽게 만들므로
그녀들에게 수다를 허락해 주세요.
전자상거래와 수다 마저 없다면
이 거친 세상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외근족
영업부 살림꾼들은 외근이 잦아서
점심 시간에도 짐을 챙겨서 서점으로 갑니다.
그래도 밥은 회사에서 먹어요.
우리는 밥을 함께 먹는 공동체니까요. 흐흐
그나저나 서점에서 새로 나온 보리책에 큰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업무족
보리 살림을 돌보고 계신 총무님은
요즘 점심 시간에도 바쁘신 것 같아요.
회사 건물 보수 공사를 하고 있거든요.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도 많고 손봐야 할 물건들도 많은 회사라
골치 아픈 일들이 많을테지만
그냥 투덜대지 않고 매력적인 눈웃음으로 투덜대시는 분이죠. 흐흐
자전거족
날이 풀리면서 사무실 한쪽에서 심심해 하던 자전거도
바깥 구경을 가요.
파주로 이사온 살림꾼들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하는 살림꾼도 많아졌어요.
제 자전거는 뒷바퀴가 고장났는데 못고치고 있어요. ㅜㅜ
작가족
보리 1층 한쪽엔 작가방이 있어요.
김홍모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시는데,
작가방은 굉장히 멋지고 작품들도 막 걸려있고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창고라고 생각할 거에요.
소박하고 솔직한 작가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이죠.
산책족
윤구병 선생님은 주로 산책을 하시는데
산책하시는 모습은 못찍고 산책 끝나고 돌아오시는 모습만 담았어요.
곧 자전거를 사신다고 하니까 자전거족에 끼실지도 모르겠어요.
보리 팽나무
풀빛이 짙어지는데 보리 앞 팽나무는 여전히 앙상해요.
팽나무는 새순이 늦게 나기 시작한대요.
팽나무에도 어서 새순이 나서 보리에도 봄이 오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전 무슨족에 속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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