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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자주 나간다. 말이 '강연'이지 앵벌이나 다름없다.
'제도 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요즈음 '학부모'들이 안타깝다.
여기에 대한 답은 '사교육'도 아니고, '대안학교'도 아니다.
'공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하는데,
마른 하늘에서 빗방울 떨어지기 바라는 격이다.

우리 나라 '각급 공교육 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험'은 '창조력'을 '고갈'시키고,
'비판 의식'을 '말살'시키는 무서운 '독'이다.
도대체 '정답'이 하나뿐인 '문제'가 이 세상 어디에 있던 말인가.
'성경'이나 '불경'이나 '코란'도 여러 가지 '해석'이 있고,
그 서로 다른 '해석'은 저마다 존중을 받는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출제'되는 우리 나라 '시험 문제'는 '정답'이 하나다.
이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성적'이 떨어지고, '성적'이 떨어지면 '서열화'에서 밀린다.
뒤처진 아이들은 '실업학교'에 갈 수밖에 없고,
이 아이들이 허드렛일을 맡으려 들지 않으면 '실업자'가 된다.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일꾼이 될 자질을 타고난 아이들이 이렇게 '성적'으로 '서열화'시키는 '공교육'의 덫에 걸려
꼭두새벽부터 한밤중까지 딱딱한 걸상에 궁둥이 붙이고 '자율학습' '보충학습'에 매달린다.
이것은 '강시'와 '좀비'가 되는 길이고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

이 아이들을 살리는 길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몸 '놀리고' 손발 '놀리게' 하는 데 있는데

거의가 '학교'와 '도시'라는 가시울타리 안에 갇혀 있으니, 그 길을 뚫기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내가 '어머니'들한테 하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혀라'다.
'비판의식'과 '창조력'을 없애고, 아이들 의식을 '획일화'시켜서
죽을 길로 들어서게 하는 '교과서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는 수밖에 없다.

어른들은 저 알아서 책을 골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고를 '선별안'이 없다.
어른들이 골라 주어야 한다.
'좋은 책 읽히기 시민 연대'도 좋고, '학부모 연대'도 좋다.
마을 도서관, 공공 도서관, 학교 도서관, 학급 도서관을 점령해서
거기에 꽂혀 있는 허섭쓰레기 같은 책을 다 뽑아 불태우고 그 자리에 '보리'에서 나온 책들을 꽂아 놓게 해라.
어떤 출판사에서는 해마다 500종이 넘는 책을 쏟아 낸다고 하는데,
'보리'에서는 지난 스물다섯 해 동안 펴낸 책을 모두 합해도 300종에 미치지 못한다.
책 한 권 펴내는 데 공을 많이 들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러니 '보리'책, 특히 '세밀화도감'이나 '국어사전' '옛이야기 그림책'이 눈에 띄지 않는 도서관은 제대로 된 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자리에 보리에서 엮은 책들, '나무 한 그루 베어 내도 아깝지 않은 책'들이 있다.
펼쳐 보고 내 말이 빈말이 아니라고 여기거든 이 자리에서 사라.

이렇게 '앵벌이'를 한다.
나 나름으로는 얼굴에 '철판' 깔고 하는 '좋은 책 보급 운동'이고,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변산공동체학교'에서 '무상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한테 쓰인다.
개중에는 '일흔 넘은 노인네가 쯧쯧.......' 하고 혀를 찰 사람도 있으리라. 그래도 부끄럽지 않다.

-윤구병, <개똥이네 집> 2013년 12월호.

편집 살림꾼 지리소

편집 살림꾼 지리소 2014-02-05

古傳을 만들면서 苦戰을 면치 못하다가, 책 만드는 일에도 사는 일에도 고전하고 있는 困而知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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