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별신굿탈놀이 이야기
하회별신굿탈놀이는 경상북도 안동 하회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탈춤이야. 이름처럼 굿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엄숙하게 신한테 빌기만 하는 굿은 아니야. 거기에 신명 나는 놀이, 바로 하회 탈춤이 곁들여지지. 먼저 굿으로 시작해서 한바탕 탈춤을 놀고 다시 굿으로 마무리하는 셈이랄까?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땅과 마을을 지켜 준다는 서낭신을 믿어 왔어. 마을 사람들 모두 땅을 함께 이루면서 먹고살아 가다 보니 자연히 그랬겠지. 하회 마을도 해마다 서낭신한테 동제를 지내고, 5년이나 10년에 한 번씩은 따로 별신굿을 했어. 하회 마을 사람들이 섬기는 '무진생 서낭님'은 무진년에 태어나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은 의성 김씨라는 여인이라지. 또는 열다섯 살에 시집와 사흘 만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된 여인이라고도 해. 동제와 별신굿은 이 한 많은 여인을 위로하고 여신이 마을을 잘 지켜 주기를 비는 의식이야. 마을 사람들 모두가 병이나 사고 없이 건강하고 한 해 농사가 잘 되도록 말이야.
겨레전통도감 <탈춤> 14쪽
이렇게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그림들은 놀랍게도 일본땅에서 나고 자라고 줄곧 살아오신 재일조선인 할아버지께서 그리셨어요. 홍영우 할아버지는 스물넷에서야 우리말을 처음 배우고 우리 곁에 계셨던 적은 없지만 조국에 대한 그리고 한 민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네 그림들을 그려오셨죠.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우리네 전통들이 홍영우 할아버지에겐 더 없이 소중하고 그리우셨던 겁니다. 그래서 이토록 생생하게 그려내신 거에요.
“이 할아버지는 우리가
익살스럽고 따뜻한 탈과 탈춤을 문화유산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겨레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어요. 나이 칠십이 넘도록 남의 땅 일본에서 살아오면서 민족의 얼을 긍지로 간직하지 않고서는 온갖
민족적 차별을 이겨 낼 수 없다는 것을 몸으로 사무치게 느껴 보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처럼 귀중한 민족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간직할 뿐만 아니라 잘 가꾸어 다음 세대한테 고스란히 넘겨주어야 해요. 그 뜻있는 일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렸답니다.”
화가 홍영우 선생님
참 이상하죠?
우리 것이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탈춤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이야기, 힘 없고 가난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 놓는 탈춤을 잊어가고 있으니
더이상 할머니, 할아버지들 이야기, 힘 없고 가난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기억해 줄 수 있는 이들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겨레전통도감 <탈춤>이 청소년에게 좋은 책으로 선정된 것이 너무나 기쁩니다.
탈춤 추면서 탈 풀어 보세! ― 겨레 전통 도감 《탈춤》
“얼씨구, 잘한다!” 경상북도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부터 함경남도 북청사자놀음까지, 남녘과 북녘을 아울러 우리 탈춤 11가지를 만나 보세요. 퉁방울눈과 l홱 돌아간 입, 울퉁불퉁 일그러지고 주근깨가 잔뜩 퍼진 탈에는 우리 얼굴이 있고, 흥겨운 장단에 몸을 실은 채 신명을 풀어내는 탈춤에는 우리 삶이 있습니다. 익살스런 탈과 탈춤 그림, 구수한 대사와 풍자가 넘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낯설었던 탈춤이 어느새 놀이가 될 것입니다.
겨레 전통 도감 5 《탈춤》
기획 토박이 | 글 조현 | 그림 홍영우
겨레 전통 도감 시리즈 드디어 완간!
<겨레 전통 도감>은 우리 겨레가 살아온 모습을 세밀화와 전통 화법으로 그렸습니다. 소박한 살림살이, 산과 들에서 즐기던 전래놀이,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우리 가슴을 울리던 국악기, 조상의 슬기가 깃든 농기구, 흥겹게 추고 놀던 탈춤을 다섯 권에 담았습니다. 어린이, 청소년뿐 아니라 사라져 가고 잊혀 가는 우리 것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탈춤, 흥겨운 신명풀이 한 마당
너도 나도 어울려 슬픔과 신명을 함께 풀어냈던 탈춤은 우리 아이들한테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불행을 딛고 일어나는 문둥이의 용기, 호령하는 양반 앞에서도 바른 말을 하는 말뚝이의 뚝심, 자신의 횡포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줄 아는 양반의 모습을 두루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 눈을 부라리며 싸우다가도 흥겨운 탈춤으로 모든 앙금을 털어 버리고 다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과 어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재치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네들의 지혜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빛나는 여유와 지혜로움을 배우길 바랍니다.
탈춤의 원래 모습을 되살려낸 겨레 전통 도감 《탈춤》
이 책에는 탈춤 가운데서도 ‘중요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탈춤 열한 가지를 실었습니다. 경상남도 동쪽 지역의 수영야류와 동래야류, 서쪽 지역의 가산오광대,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경상북도 안동의 하회별신굿탈놀이, 서울과 경기 지방에서 놀던 양주별산대놀이와 송파산대놀이, 북녘 황해도 지방에서 놀던 봉산탈춤과 강령탈춤, 함경남도 북청의 북청사자놀음까지 철저히 고증하여 담았습니다.
탈과 함께 갖추어 입는 옷이나 쓰는 도구까지도 철저히 고증하고 취재하여 탈춤의 원래 모습을 되살려냈습니다. 또한 처용탈, 병산탈, 장군탈, 방상시탈 같은 탈춤에 쓰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좋을 ‘옛 탈 알아보기’와, 탈춤에 나오는 인물들을 모아 정리한 ‘등장인물 찾아보기’를 덧붙여 탈춤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밀화와 전통 화법으로 살려낸 익살스런 얼굴과 몸짓
전통적인 우리 기법을 살려 그린 92점의 탈춤 그림은 탈춤의 멋과 흥이 살아 있어 한 점 한 점이 그대로 훌륭한 작품입니다. 과장마다 곁들인 그림은 인물의 특징과 몸놀림을 생생히 보여 주고 있어 그림만 보아도 탈춤의 각 과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놀이꾼과 구경꾼이 한데 어울려 노는 모습을 담은 길놀이 그림은 춤추고 노는 사람들의 흥겨움이 느껴져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투박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모습이어서 더욱 정이 가는 탈 그림 129점도 함께 실었습니다. 인물의 성격 저마다 지내 온 삶이 그대로 담겨 있는 탈을 통해 다양한 인간과 함께 만나 보세요. 그 속에 우리 모습이 있습니다.
구수한 입말로 풀어내는 탈춤 이야기
열한 가지 탈춤의 역사와 특징, 구성을 장마다 실었으며, 과장마다 펼쳐지는 이야기와 재치 넘치는 대사를 쉽고도 구수한 입말로 풀어 써서 재미있는 이야기책으로 썼습니다. 또한 탈춤에 쓰는 탈을 한쪽에 모아 놓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탈춤 공연을 보러 갈 때 이 책을 참고한다면 탈춤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며 숨은 뜻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 조현
1974년 진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오지를 다니면서 그 여행기를 기업체 사보에 연재하기도
하고, 시조를 써서 중앙일보와 농민신문의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서강대 언론대학원에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지요.
지난 2년 동안은 전국의 탈 박물관과 탈춤 공연을 찾아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잊고 지냈던 마음속 신명을 확인하고
우리 탈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그림 홍영우
1939년 일본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몸이
약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그림 그리는 일을 동무 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스물네 살 되던 해 우리말을 처음 배운
뒤, 동포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출판 활동과 그림 그리는 일을 힘껏 해 왔습니다. 2005년에는 ‘광복 60주년,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전시회’를 서울과 제주에서 열었습니다. 《겨레 전통 도감 전래놀이》《홍길동》《정신없는
도깨비》《딸랑새》《낫짱이 간다》《낫짱은 할 수 있어》에 그림을 그렸고, 재일 동포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그린 책으로 《우리말
도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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