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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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드디어 길고 긴 방학이 끝나고 공동체에 들어왔다. 이틀 전에 OT를 가서 친구와 형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내가 왔을 때는 모두 회의중이었다. 중고등회의라 나도 같이 껴서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공동체에 돌아온 뒤 입학식 준비를 위해 주변정리, 분리수거 등을 하고 나니 시간이 훌쩍 지나서 저녁시간이 되었다. 국과 콩나물이 좀 싱거웠지만 맛있게 배를 채웠다.
저녁밥을 먹은 후 한얼이와 함꼐 탁구를 치러 갔다. 바다가 내 실력을 알면서도 나에게 덤빈다. 가볍게 이겨주고 한얼이와 격렬하게 다시 탁구를 쳤다. 그때 밑에서 작업회의를 알리는 징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달려가서 회의에 참석했다. 물론 어른들 회의지만 우리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잡업회의 시간이 왔다. 아까 낮에 못했던 얘기도 하고 내일 일정도 정했다. 회의가 끝나니 모두 우르르 뛰어나갔다. 진기가 고구마를 굽고 우리는 옆에 서서 고구마가 익기를 기다리며 미친 듯이 게임을 했다. 머리가 울리고, 혀가 꼬이고, 목이 아플 정도였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결국 잠 잘 때까지 게임을 했다.
공동체에 온 첫날부터 미친 듯이 놀았으니 내일부턴 내 인생에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동체에 오기까지

변산공동체에 오기 전 난 비닐하우스에서 살았다. 그리고 집을 짓는 공사를 할 때부터 가난해졌다. 집은 5,6월 달에 지어지는데 그 전에는 우리 가족은 좁은 비닐하우스에서 자야 했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가게에 가서 엄마가 장사를 하는 걸 봐왔고, 5학년 때부터는 가게 일을 도와 드렸다. 점점 공부를 안 해서 성적도 떨어졌고, 우리 집 생활도 점점 떨어져 갔다. 용돈이라곤 차비 밖에 받아보지 못했고, 어린이 날이나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아보지 못했다. 대안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학비와 기숙사비가 부담이었다. 여러 학교를 알아보았지만 다 비슷비슷하게 비싸기만 했다. 그러나 내가 들어가고 싶던 학교와 똑같은 변산공동체학교를 찾았다. 무엇보다 학비와 기숙사비가 전액 무료였다. 게다가 농사도 배울 수 있고 따뜻한 남쪽 지방이었다. 원하던 학교에 들어왔으니 잘 지내야겠다.


아린 상처
안개가 자욱해서
마음이 어지러웠다.
마치
세상이 날 홀로 둔 듯했다.
그런 생각들과 더불어 어렵사리 낫질하는데
그 낫이 내 발을 찍었다.
아픔이 비 오듯 쏟아졌고
피가 뭉글뭉글 솟구쳤다.
하 -
아픔에 어찌 할 바를 모르는데
인용이 형이 나를 도와주어
함께 병원에 다녀왔다.
아린 상처를 바라보는 와중에
한 사람, 한 사람
내게 다가와 괜찮으냐 물었다.
아픔이 점차 누그러들고
붕대 감긴 내 아린 상처가 말했다.

세상에 홀려 남겨지지 않았다고.
명기

2010년 3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12-3
063)584-0584
[email protected]



보리

보리 2010-03-29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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