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의 철학을 담아 만드는 어린이 잡지 <
개똥이네 놀이터> 구독자 분께서
직접 키우시는 닭이 낳은 "
귀한 달걀"을 보리로 보내주셨어요.
얼마 전엔 청년 농부께서 직접 키워낸 귀한 무농약 쌀을 보리로 보내주셨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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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개똥이네 구독자분께서 자연 그대로 직접 키우시는 닭이 낳은 귀한 달걀을 보내 주셨으니
이 귀한 인연과 마음 써 주심에 저희 보리 식구들은 감사할 뿐입니다.
보내주신 달걀 포장 상자를 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행복한 닭이 낳은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임길택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남기고 간 시를 엮은 <
산골 아이>에 실려 있는 시 한 편이 떠오릅니다.
세상
임길택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래 한 알 먹어 보지 못하는 닭들이 살고 있단다.
(1997년 7월 20일)
임길택 선생님 동시집 <산골 아이>
닭이 알을 낳는 것은 우리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데,
마치 우리를 위해 낳는다는 착각에 우리는 닭을 닭으로서 살아 가지 못하게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소도 돼지도 사람을 위해 살을 찌우고, 강도 사람을 위해 흐르고, 나무도 사람을 위해 자란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소는 소답지 못하게, 돼지는 돼지답지 못하게, 강은 강답지 못하게, 나무는 나무답지 못하게 만듭니다.
소
임길택
풀을 눈 앞에 두고도
이제는 먹지 못하는 소
우리에 갇혀
살만 쪄야 하므로
순해지는 약이 든
사료만 먹고
마른 볏짚만 먹고
뿔이 있어도
무얼 받아 볼 생각 못하고
먹는 대로 살이 쪄선
어디로 가는 줄 생각도 못 하고
우리 너무 온통 푸른 풀 있어도
먹을 생각 못 해 보고.
(1997년 6월 6일)
임길택 선생님 동시집 <산골 아이>
그리고 닭, 돼지, 소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아이답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신나게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을 책상 위에 묶어 놓고 있으니까요.
나 혼자 자라겠어요
임길택
길러지는 것은 신비하지 않아요.
소나 돼지나 염소나 닭
모두 시시해요.
그러나, 다람쥐는
볼수록 신기해요.
어디서 죽는 줄 모르는
하늘의 새
바라볼수록 신기해요.
길러지는 것은
아무리 덩치가 커도
볼품없어요.
나는
아무도 나를
기르지 못하게 하겠어요.
나는 나 혼자 자라겠어요.
우리 아이들을 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보리는 놀자! 하자! 웃자!를 외치며 <개똥이네 놀이터>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길러지지 않고 자라나길 바라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개똥이네 놀이터>를 구독해 주고 계세요.
아이들이 길러지지 않고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은
농약, 항생제와 같은 화학 약품을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짓는 분들의 마음일겝니다.
그래서 농사 짓는 마음으로 책이 만들어 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직접 키워낸 귀한 생명들을 저희 보리로 보내주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내주신 귀한 달걀은 저희 보리식구들이 오늘 아침에 삶아 먹었어요.
보리에서 펴낸 책 중에 동화책 <
달걀 한개>가 있어요.
학교 급식에 나온 삶은 달걀이 음식 쓰레기통에 잔뜩 버려진 것을 보고 마음 아프셨던 박선미 선생님이 쓰신 동화에요.
달걀이라는 게 닭공장에서 나오는 공산품인 줄 아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진짜 달걀이 어떤 것인지, 진짜 달걀이 얼마나 맛있는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달걀은 저희 보리에서도 참 귀한 음식입니다.
회사에서 점심밥을 나누어 먹는 보리 식구들은 달걀말이라도 나오는 날이면
서로 많이 먹고 싶어서 야단이고 식당에 늦게 내려와 달걀말이를 못먹게 된 살림꾼들은 얼마나 서운해 하는지 몰라요.
그러니, 보내 주신 이 귀한 달걀을 저희 보리 식구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는 짐작이 되시죠? ^^
고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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