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희생자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 <
내가 살던 용산>을 기획하신 분은 '망루'편을 그리신 김홍모 작가님이세요. 만화를 그리는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용산 참사가 잊혀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용산 만화를 기획하고 함께 하실 작가분들을 모으신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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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보리가 한 일은 김홍모 작가님과 함께 뜻을 모으신 김성희, 김수박, 신성식, 앙꼬, 유승하 작가님의 작업이 책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한 것 뿐입니다. 그래서 보리에서 만든 용산 참사 책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트위터에서 여러 분들이 '보리가 만든 책입니다' 라고 전달해 주실 때마다 죄송하더라고요. 보리는 그저 도왔을 뿐인데 말이에요.
김홍모 작가님은 저희 보리 식구들과 매일 밥을 같이 드세요. 보리 작가실에서 작업하실 때가 많으시거든요. 그래서 자주 뵙는데 책이 나오고 나서 싸인해 달라는 말씀도 못드렸어요. 편집부가 아닌 저는 작가분들과 직접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거든요.
제 성격에 꼼꼼히 원고를 살펴야 하는 편집일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지만 작가분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참 부러워요.
김홍모 작가님은 참 멋진 분이세요. 짧은 머리에 까만 피부, 시원시원한 큰 목소리와 호탕한 성격, 항상 입고 다니시는 회색 누비 법복 바지. 위에 있는 그림은 김홍모 작가님이 그리신 어린이 명랑 모험 만화 <
두근두근탐험대> 에 있는 작가 소개 그림인데, 평소 작가님의 모습과 느낌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제가 참 좋아해요. 참, 만화 그리시면서 블로그는 언제 운영하시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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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모 작가님 블로그 바로 가기 : http://blog.naver.com/32ghdah
김홍모 작가님은 수묵만화를 그리세요. 수묵만화? 수묵화에서 전통재료로 쓰이는 한지와 붓, 먹으로 그리는 만화래요. 멋지죠?! 날카로운 선이나 세밀한 묘사에 치중하는 일반 만화와는 달리 색과 선의 짙고 옅음, 그리고 여백을 살린다고 해요.
<김홍모 작가님이 쓰고 그린 만화, 그림으로 참여한 책과 음반>
표지만 보아도 일반 만화와 다른 김홍모 작가님의 만화가 어떤 것인지 보이시죠? 언젠가 제가 작가님을 졸라서 원본 그림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 김홍모 작가님의 부인되시는 임소희 선생님도 만화가세요. 위에 있는 책 중에 <
유일한>, <
대한민국 아버지>는 두 분이 함께 작업하셨고, 올 해 보리에서 임소희 선생님이 그리신 <
재일 동포 리정애의 서울 체류기>가 나올 예정이에요.
김홍모 작가님이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린 만화 <
항쟁군>과 <
소년탐구생활>는 유럽에서도 출간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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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프랑스 글 보러 가기
<항쟁군>과 불어로 출간된 <L'armée de la résistance>
<소년탐구생활>과 불어로 출간된 <La Vie des Gosses>
정말 멋진 분이죠?
전 어릴 때 만화에 대한 편견 속에 자라서 그런지 어른이 되어 만화를 보면서 큰 충격에 빠졌어요. 그 속에 엄청난 세계가 담겨
있었거든요.이야기 구성력과 글솜씨, 그림 솜씨, 거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통찰력이 모두 갖춰져야만 만화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만화 작가는 제겐 동경의 대상이 되어 버렸죠. 그러다 출판사에서 일하지도 않았지만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화 작가 이희재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부르시는 '닐리리야'를 듣고 전 그만 탄복해 버렸어요.
'닐리리야'를 그저 장난처럼 부를 줄만 알았지 그 노래가 그렇게 깊고 큰 노래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자신만의 철학이 없다면 훌륭한 작품은 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제가 출판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만화 작가분들을 멀리서나마 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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