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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약손이네》는 어린이들이 아플 때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치료법과 평소에 꾸준히 하면 좋은 건강법을 담은 만화입니다. 단행본이 나오기에 앞서 〈개똥이네 놀이터〉에 두 해 동안 연재를 했고, 치료법과 건강법들은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약손 문고〉 시리즈에서 가져왔습니다.


단짝인 약손이와 토실이가 매 화마다 특정 병증에 걸린 동무들을 만나서 도움을 주는 내용인데요, 가볍게 만화를 보면서 실제 삶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치료법들을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자기 건강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라는 태도를 기를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동 약손이네 1,2권 표지

 

 

판형 정하기


잡지에 연재한 ‘출동! 약손이네’를 단행본으로 만들기로 했을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책 크기, 곧 판형이었습니다. 세로로 길쭉한 잡지 판형에는 만화 칸이 네 줄이나 들어가 있었습니다. 다른 만화와 견주어 정보가 많은 만화인데 쪽마다 네 줄이나 들어가니 밀도가 높아 부담스러웠습니다. 편집장님은 한 쪽을 두 줄씩 반으로 갈라 가로 판형으로 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시안을 몇 차례 뽑아 보았는데 역시나 가로 판형이 가장 좋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밀도가 낮아져 한결 보기가 편했습니다. 읽는 이가 정보량에 짓눌리지 않고 부담 없이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판형 자체가 작아져 가지고 다니기 편한 장점도 있었습니다.이미 나온 보리 책 가운데 《열두 달 토끼 밥상》이 형식도 만화이고 비슷한 가로 판형이었기 때문에 그와 똑같은 188*230mm로 결정하였습니다.


나중에 책으로 나오고 보니 역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의료서적이라 자칫 딱딱한 느낌을 주기 쉬운데, 가로 판형에 발랄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얹은 표지를 보고는 다들 좋은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부디 독자들도 그런 반응을 보여 주시길…….


그런데 가로 판형으로 결정하고 보니 한 가지 과제가 생겼습니다. 지면에 만화를 앉혔을 때 위아래로 너무 여백이 많았거든요. 판형을 위아래로 줄이자니 너무 안정감 없는 비율이 나왔고요. 그래서 만화를 위쪽으로 올리고 아래에 새로운 정보글을 넣기로 했습니다. 〈약손 문고〉 시리즈에는 병증마다 더 많은 치료법이 있는데 만화에 담은 것은 그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그래서 그 못 담은 치료법들을 넣는 게 어떨까 싶었고 시안 회의를 거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이번 책을 편집하면서 한 가장 큰 일이 바로 이 정보글을 쓰고 정리하는 것이었죠.



이야기를 보태고 차례도 바꾸고


단행본으로 펴내면서 잡지 연재분과 달라진 것은 판형만이 아니었습니다. 내용도 달라졌는데, 새로운 이야기(병증)가 보태지고 이미 있던 이야기도 차례가 바뀐 것입니다. 


편집장님은 〈약손 문고〉 시리즈 5권인 《우리 애 몸 주물러 병 고치기》가 잡지 연재분에는 반영되지 못했으니 단행본에는 5권에서 뽑은 내용이 보태져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연재된 내용 가운데 기침처럼 너무나 흔한 병증인데 빠진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도 보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애 몸 주물러 병 고치기》에 나온 병증 가운데 여남은 가지를 추렸고 회의를 거쳐 기침, 중이염, 코피, 발열, 성장통, 더위 먹었을 때를 다룬 6개의 이야기를 새로 발주했습니다. 두 해 동안 연재한 24화에 새로 6화를 더해 모두 30화가 되었고 판형도 가로로 반을 가르면서 쪽수가 많이 불어났습니다. 한 권에 담으면 너무 두껍기 때문에 두 권으로 나누어 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지윤 작가는 새로 발주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미 연재한 이야기 가운데서도 부족하다 싶은 그림과 내용들을 다시 짜서 그려 보내는 열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잡지에 연재한 이야기는 1화가 감기로 시작하고 6화에 가서야 뒤늦게 이 책에 나오는 치료법 전체를 아우르는 ‘민간요법’을 소개합니다. 단행본을 준비하다 보니 이런 순서가 영 자연스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6화 민간요법을 맨 앞으로 당기고 2화부터 구체 병증을 다루는 걸로 순서를 바꿔 보았습니다. 일부 대사만 고치면 큰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작가에게 이러한 방향을 알렸을 때 정지윤 작가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게 크게 순서를 바꾸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실제로 해당 부분을 어떻게 고치면 될지 구체 수정안을 작성하고 전체 이야기가 흔들리지 않음을 강조하여 메일로 보냈습니다. 결국 작가가 받아들여 주었고 지금과 같은 순서로 책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겸손과 넉넉함이 묻어 나는 감수자


이 책은 의학을 다루는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감수가 필요했습니다. 편집부에서는 〈약손 문고〉 시리즈를 엮은 (사)민족의학연구원과 연이 있는 한의사 선생님들을 알아보다가 인천 홍일한의원 원장이자 노동자들의 허준으로 불리는 홍학기 선생님에게 부탁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취지를 담은 메일과 원고를 받아 본 홍학기 선생은 매우 좋은 책이 될 것 같다면서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게다가 감수료까지 거절하였습니다. 편집을 하며 실제로 만나 뵙진 못했지만 메일과 문자에는 늘 겸손과 넉넉함이 묻어났고 질문에 답도 빨리 해 주셨습니다. 추천사도 써 주셨는데 보리출판사가 늘 이야기하는 강아지도 알아듣는 쉬운 말이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칠 부분이 적은 추천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자기 건강을 지키는 것은 자기 자신


이 책을 편집하는 동안 아내가 대상포진이라는 병에 걸려 아팠습니다. 병원에 가서 약을 타다 먹고 해당 부위의 아픔은 좀 가라앉았지만 몹시 힘들어하더군요. 진통제가 내는 효과가 공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픔을 덜어 내는 만큼 다른 쪽으로 몸에 무리를 주고 있었습니다. 좀체 낫지 않는 병 때문에 우리 부부는 여러 책을 읽으며 방법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 책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한 것은 현대 의학은 대증요법(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치료법) 위주라 수술과 약품에 크게 기대고 있는데 그래서는 참된 건강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현대의학은 병(증상)을 없애면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보는데, 사실은 건강한 몸을 만들어서 병이 없어지게 해야 옳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공감이 되었습니다. 수술을 하거나 약을 쓰는 것은 의사와 약사의 영역이지만, 건강한 습관을 통해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것은 자기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출동! 약손이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자기 건강을 지키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아플 때 병원이나 약국에 가기에 앞서 스스로 무언가 해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자기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평소에 자기 몸을 아끼고 돌보는 건강한 습관을 기르라는 이야기입니다. 책에 나온 구체적인 치료법과 건강법들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일 것입니다.



국민 건강에 보탬이 되기를


《출동! 약손이네》는 계획했던 일정보다 좀 미뤄져서 나왔습니다. 새로 그리는 이야기가 있다 보니 작가 일정에 영향을 받기도 했고 〈개똥이네 놀이터〉가 100호를 맞는 시기랑 겹치는 바람에 디자이너 일정이 안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크게 늦지 않게 책이 나와 다행스럽고, 세상에 없던 특별한 책이 나왔기에 뿌듯합니다. 부디 서점에서도 많이 팔려 널리 읽히고 국민 건강(?)에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편집 살림꾼 조선생

편집 살림꾼 조선생 2014-04-01

쑥색, 초코렛색 음식은 다 맛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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