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블로그
경찰은 그들을 적으로 생각하였다.
20일 오전 5시 30분, 한강로 일대 5차선 도로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었다. 경찰 병력 20개 중대 1,600명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테러 담당 경찰특공대 49명, 그리고 살수가 4대가 배치되었다.
경찰은 처음부터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한강로 2가 재개발 지역의 철거 예정 5층 상가 건물 옥상에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 중인 세입자 철거민 50여 명도 경찰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최후의 자위책으로 화염병과 염산병, 그리고 시너 50여 통을 옥상에 확보했다.
6시 5분, 경찰이 건물 1층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곧바로 화염병이 투척되었다.
6시 10분, 살수가차 건물 옥상을 향해 거센 물대포를 쏘았다. 경찰은 쥐처럼 물에 흠뻑 젖은 시민을 중요 범죄자나 테러범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6시 45분, 경찰특공대원 13명이 기중기로 끌어올린 컨테이너를 타고 옥상에 투입되었다. 이때 컨테이너가 망루에 거세게 부딪쳤고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물대포를 갈랐다.
7시 10분, 망루에서 첫 화재가 발생했다.
7시 20분, 특공대원 10명이 추가로 옥상에 투입되었다.
7시 26분, 특공대원들이 망루 1단에 진입하자 농성자들이 위층으로 올라가 격력히 저항했고 이때 내부에서 벌건 불길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으며 큰 폭발음과 함께 망루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물대포로 인해 옥상 바닥엔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물이 흥건했고 그 위를 가벼운 시너가 떠다니고 있었다. 이때 불길 속에서 뛰쳐나온 농성자 서너명이 연기를 피해 옥상 난간에 매달려 살려 달라고 외쳤으나 아무도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을 결국 매트리스도 없는 차가운 길바닥 위로 떨어졌다.
이날 투입 작전은 경찰 한 명을 포함, 여섯 구의 숯처럼 까맣게 탄 시신을 망루 안에 남긴 채 끝났으나 애초에 경찰은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철거민 또한 그들을 전혀 자신의 경찰로 여기지 않았다.
20일 오전 5시 30분, 한강로 일대 5차선 도로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었다. 경찰 병력 20개 중대 1,600명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테러 담당 경찰특공대 49명, 그리고 살수가 4대가 배치되었다.
경찰은 처음부터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한강로 2가 재개발 지역의 철거 예정 5층 상가 건물 옥상에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 중인 세입자 철거민 50여 명도 경찰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최후의 자위책으로 화염병과 염산병, 그리고 시너 50여 통을 옥상에 확보했다.
6시 5분, 경찰이 건물 1층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곧바로 화염병이 투척되었다.
6시 10분, 살수가차 건물 옥상을 향해 거센 물대포를 쏘았다. 경찰은 쥐처럼 물에 흠뻑 젖은 시민을 중요 범죄자나 테러범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6시 45분, 경찰특공대원 13명이 기중기로 끌어올린 컨테이너를 타고 옥상에 투입되었다. 이때 컨테이너가 망루에 거세게 부딪쳤고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물대포를 갈랐다.
7시 10분, 망루에서 첫 화재가 발생했다.
7시 20분, 특공대원 10명이 추가로 옥상에 투입되었다.
7시 26분, 특공대원들이 망루 1단에 진입하자 농성자들이 위층으로 올라가 격력히 저항했고 이때 내부에서 벌건 불길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으며 큰 폭발음과 함께 망루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물대포로 인해 옥상 바닥엔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물이 흥건했고 그 위를 가벼운 시너가 떠다니고 있었다. 이때 불길 속에서 뛰쳐나온 농성자 서너명이 연기를 피해 옥상 난간에 매달려 살려 달라고 외쳤으나 아무도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을 결국 매트리스도 없는 차가운 길바닥 위로 떨어졌다.
이날 투입 작전은 경찰 한 명을 포함, 여섯 구의 숯처럼 까맣게 탄 시신을 망루 안에 남긴 채 끝났으나 애초에 경찰은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철거민 또한 그들을 전혀 자신의 경찰로 여기지 않았다.
_이시영,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위에 옮긴 글은 실천문학사가 2009년 12월 7일에 펴낸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에 실린 이시영 시인의 '시'입니다. '여섯 구의 숯처럼 까맣게 탄 시신'은 아직 땅에 묻히지 못한 채 지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무 말도 덧붙일 수 없습니다.
윤구병
보리 출판사는 '용산참사'를 다룬 그림책 한 권과 만화책 한 권을 그 일이 일어난 지 1주기가 되는 2010년 1월 20일 전에 펴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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