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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미스터 메모리'(안녕, 기억씨)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가수가 있어요. 노래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주로 홍대 앞에서 노래하는 흔히 말하는 인디뮤지션이에요. 길게 기른 머리가 멋진 꽃미남(?)이기도 하구요.

저는 하이미스터메모리를 용산 참사 현장에서 처음 봤습니다. 그 당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철거민들 편이 되어서 레아호프를 멋진 전시장으로 만들기도 했고, 주말이면 연극이나 노래 공연 같은 게 항상 열렸거든요. 하이미스터메모리도 용산에 와서 노래를 불렀어요. 꽃순이 이야기란 노래를 불렀는데, 전세계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날까지 계속 부를 거라고 하더라구요.
노래 한 번 들어보세요.



노래 좋죠? 예, 멜로디도 좋지만, 사실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도 중요한 거 같아요. 눈치 빠른 분들은 노래 듣고 '아, 이 노래 무슨 이야기 하려는지 알겠네.'하고 알아차렸을 겁니다. 혹시 아직 이 노래 가사가 누구 이야기인지 모르실 분들이 있을 거 같아서 친절하게 가사를 적어드릴께요^^


꽃순이 이야기                  -하이미스터메모리

이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차마 다 말 못했던 얘기
하하하 웃고 있어도 눈물나는 꽃순이 얘기
꽃순이 열다섯 꽃순이 눈이 예뻤던

아마도 마법에 걸린 걸거야 꿈을 꾸고 있는 걸거야
꽃 이름 새겨놓은 꽃같은 방에서 꽃같은 눈물만 흘렀네

문이 열리고 햇빛이 비치는 밖으로 나왔을 때
할머니가 되었네

꽃순인 꽃신을 신고 하늘까지 날았었네
눈이 말고 너무 예쁜 꽃순이 눈물 흘렸네

꽃순이 꽃순이 꽃순이 꽃순이

이 노래는, 열다섯 눈이 참 예쁜 나이에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예요.

저는 얼핏 들었을 땐, 소녀가 할머니가 되었다길래 미야자키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마법에 걸린걸거야, 꿈을 꾸고 있는 걸거야'라는 독백에서 아, 인정할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어려운 일을 꽃순이가 겪었구나, 생각이 들었죠. 문득 '위안부' 할머니가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느 공연에서 하이미스터메모리가 '위안부' 할머니이야기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더라구요.
하이미스터메모리 2집 앨범이 나와서 샀는데, 앨범에 들어있는 노래에는 '위안부'로 고초를 겪으신 이용수 할머니의 추임새도 어있네요.

하이미스터메모리의 바람대로 전세계 사람들이 '꽃순이 이야기'를 부르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래서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을 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지를 세상 사람들이 알게되고,
일본 정부가 부끄러운 역사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바랍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세상 모든 곳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여성들, 어린이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추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고싶은 분들은 보리에서 나온 <끝나지 않은 겨울>을 보세요^^

끝나지않은겨울-앞표지.jpg

보리

보리 2010-10-26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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