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내 생애 최고 생선까스야!"
"이렇게 맛있는 돈까스는 처음이야, 입에서 살살 녹아!"

돈까스와 생선까스에 대한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만들어진 것을 사서 튀긴 것이 아니라 조리실장님께서 직접 만드시거든요. 게다가 먹기 직전 바로 튀겨낸 것이라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맛이에요.

반면, 주부 살림꾼들은 배추값, 채소값 이야기가 한창입니다.
"어제 뉴스 보니까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넘었더라고!"
"김치 공장들이 문을 닫았대."
"채소가 하도 비싸서 모종 심어서 키우는게 요즘 인기래."
"난 시어머니가 담궈주신 김치 있어서 걱정 없어."

이런 얘기들이 오고 가는 가운데 윤구병 선생님이 한 말씀 하십니다.

"그래도 전체 생활비에 견주면 아주 작은 돈이야. 서민들이 걱정이지. 농민들이 땀흘리는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걱정이야."

얼마 전에 호박을 사려고 채소 가게에 들어갔다가 한 개에 2,500원이란 얘길 듣고 "와! 이렇게 비싸?" 했는데, 듣고 있던 신랑이 옆에서 "커피 한 잔에 몇천원씩 내고 먹는데 이게 뭐가 비싸?" 하더군요.

윤구병 선생님이 들릴듯 말듯 말씀을 계속하십니다.

"시골에서 농약 치지 않고 고생해서 유기농 농사 지어도 도시에서는 보기 좋은 것들만 사가. 보기에 안좋은 것들은 그냥 농민들이 먹거나 그냥 버려지는 거야."

분명 전체 생활비에 견주면 큰 돈이 아닌 것이 사실입니다. 먹고 사는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것에는 큰 돈을 쓰는 것도 사실이고요. 비싸게 주고 사도 그 값이 농민들에게 가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농부가 힘겹게 키워낸 먹을 거리들도 그저 보기 좋은 상품만 사먹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