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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철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모순 많은 세상에서 누구나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신념을 지키며 살았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낙인 찍혀 감옥 독방에서 37년을 사셨고,
이 세상과 사회는 선생님을 지독히도 괴롭혀 왔습니다.

동지애- 동방 37년 74세 허영철
1993. 10. 이기형

일본 토건 노동판에서 잔뼈가 굵으며 사회주의에 눈떠 귀국하자 해방 조국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격랑 따라 남과 북에서 뜻을 펴다가 잡혔다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고문은?", "구타, 비행기, 물, 전기 따위는 그런대로 견딜만 헌디요 방독면 고문만은 참 어려워..." 까무러쳤다 깨고 까무러쳤다 깨고 이승과 저승을 오락가락했다는 말투는 느릿느릿했지만 뜻은 똑했다 "자지에 꼬챙이를 넣고 비벼대는 건 아픔보다 인격모독이어서 못참겠더라오." 시무룩 웃는다 "옥살이에서 가장 명심한 점은?", "조직과 개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제." 통방하다 들켜도 제 탓이라고 고집했다.

이기형 시집 <산하단심>에서

끝까지 신념을 지켰다는 거창한 생각보단 그냥 그것이 내 삶이다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을 뿐이라고 하신,
그때는 다 그렇게 살았다고 하신 허영철 선생님.

허영철 선생님,
아니 허영철 할아버지,
이제 이념도 갈등도 억압도 없는 곳에서 공산주의자라고 빨갱이라고 욕할 이도 없는
할아버지께서 그렇게도 꿈꾸시던 세상에서 편히 쉬세요.

선생님께서 오롯이 살아내신 삶을 잊지 않겠습니다.



보리

보리 2010-06-18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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