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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 선생님" 갈래 글7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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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서 만든 책 <달팽이 과학 동화> 전집에서 <이런 공장은 싫어> 등 몇 권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일을 계획하고 있는데, 관련하여 윤구병 선생님께서 회의를 소집하셨습니다.
실무 담당자로 참석해 보니 아! 박재동 화백님이 계셨습니다. ㅜㅜ
낮에는 서정오 선생님께서 보리에 오셔서 가슴이 콩닥콩닥 했는데, 저녁엔 박재동 화백님을 뵙게 되다니 그대로 기절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저희들에게 도움 말씀 주시라고 윤구병 선생님께서 박재동 화백님과 자리를 마련해 주신 듯 합니다. 제 진심을 다해 인사를 드리니 고수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하시면서 제 명함을 한장 더 달라고 하십니다. 그리곤 앞면엔 화백님을 그리신 후에 연락처를 적어 주시고 뒷면엔 저를 그려주셨어요. 앞으로 제 보물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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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 선생님과 박재동 화백님>

말씀을 나누는 중에도 박재동 화백님은 손에서 그림 공책을 놓지 않으셨어요.
"형님 얼굴은 정말 재미있단 말이야." 하시면서 계속해서 그리시고, 윤구병 선생님은 휴먼어린이에서 나온 <당산할매와 나>에 편지글을 써주십니다. 그야말로 거장의 만남이 아닐 수 없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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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 선생님을 그리고 계신 박재동 화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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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그리고 계신 박재동 화백님>

그림 그리시는 화백님의 모습을 보니 정말 즐거워 보입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신지 느껴져서 저도 덩달아 즐겁습니다. 어떻게 그려질지 두근두근 기대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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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화백님이 그리신 윤구병 선생님>

짜잔! 드디어 그림 공개!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렇게 근사한 그림이 나올 수 있는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왼쪽 그림은 초등학교 6학년 윤구병이고, 오른쪽은 40대 윤구병이래요. 헤헤.
사진에는 원화의 느낌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지만 실제로 보면 붓펜의 느낌이 얼마나 근사한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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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없는 밥집에서 윤구병 선생님을 그리고 계신 박재동 화백님>

얘기를 마치고 문턱없는 밥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박재동 화백님은 계속해서 윤구병 선생님을 그리셨어요. 윤구병 선생님의 해부학 특징까지 설명해 주시면서요. 물어뜯는 입이 무기여서 입이 튀어나고 턱이 발달하며 두상이 납작한 원시 인류에 가깝다고 하시네요. 흐흐
 

<말씀 중에도 자연스레 그림을 그리고 계신 박재동 화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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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그림을 보며 즐거워 하시는 두 선생님>

짠! 또다시 작품 완성!
"형님이 변산에서 농사 지을 때 말이야. 웃통을 벗는데 배에 王자가 있더라고. 저 연세에 그런 몸을 갖고 있다니 너무 멋지다니까." 하시지만 본 적 없는 저희는 고개만 갸우뚱거릴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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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나오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저로서는 감히 끼어들 수 조차 없는 엄청난 내공의 이야기들에 그저 '우와~' 하고 놀랄 뿐이었죠.

그 중에서도 박재동 화백님이 깨달으신 춤에 경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굉장했습니다.

난 원래 몸치야. 그런 내가 춤의 경지를 깨달았으니 그건 진짜를 깨달은거지.

내가 제주도에서 시나리오 쓴다고 혼자 지낼 때 말야.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재미없게 지내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데 왜 평소 하던대로 재미없게 밥먹고 움직이나 싶었지. 그래서 그때부터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밥 먹을 때도 그냥 이렇게 먹는게 아니라 괜히 팔도 이렇게 저어보면서 먹고 말야. 걸을 때도 괜히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 보고 말야.

그러다가 점점 더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갔어. 달빛에 비치는 내 모습에 빠져들어서 말야.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이 가장 매력적인 법이거든. 뛰어도 보고 흐느적 거리기도 하고 그냥 몸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움직였단 말이야.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온거지!

원숭이처럼 높이 뛰었는데 착지하는 순간 몸이 알아서 균형을 잡더라고. 몸이 이 놈 이대로 뒀다간 안되겠다 싶어나봐. 그 순간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더라니까. 그때부터는 몸이 움직이는 게 아름다워.

여기까지 들으시고 윤구병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드디어 미쳤구나. 으하하하~
그러니까 네 춤 선생은 자기 자신이란 말이지. 난 춤선생이 따로 있어. 개구리야. 내가 개구리 소리 들으면서 그 장단에 춤을 익혔거든. 그런데 춤의 고수가 날 보더니 노래에 몸을 싣는 사람은 나밖에 없대. 춤 고수가 인정했다고. 으하하하~

윤구병 선생님 춤사위는 지난 보리 송년회 동영상으로 보여드렸는데 기억하시나요?
보리 송년회 풍경 글 보러 가기

말씀하시면서 보여주신 박재동 화백님의 움직임은 도인의 내공이었습니다.
두 분이 정말 말씀대로 춤의 고수이신지는 알 수 없으나 두 분 모두 고수이심은 분명하다고나 할까요. ^^

그렇게 두 고수님의 재미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를 들으며
막걸리 한잔에 밤이 깊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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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화백님께서 제 명함에 그려주신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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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보고 청순하다, 훈녀다, 미녀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실물보다 훨씬 예쁘게 그려주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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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화백님이 그리시고 함께하신 작품>

보리

보리 20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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