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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블로그에 처음 포스팅을 하네요. 저는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는 편집자 이용석입니다. 보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지금까지 딱 책 한 권 내고 이제 두 번째 책을 편집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편집하고 있는 책은, <나는 공산주의자다>(가제)라는 조금은 쎈 제목을 가진 책이에요. 혹시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보셨나요? 국방부 불온도서로도 선정된(!) 책인데, 이 책을 만화로 다시 그린 책이랍니다.



역사는 나를 한 번도 비껴 가지 않았다 |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의 말과 삶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 선생님이 살아온 인생을 선생님이 직접 쓰고, 선생님과 인터뷰 한 내용을 정리해서 만든 책이에요. 허영철 선생님은 일생을 노동자로 살아오시다 해방된 조국에서 인민위원회 활동을 하세요. 그러다 한국전쟁(6․25)의 한복판에 서게 되고 빨치산 활동도 하시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통일을 위한 공작사업을 위해 남쪽에 공작원으로 오게 됩니다. 그러다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받고 37년을 감옥에서 보냅니다. 30대 청년시절에 들어가서 70대 노인이 되어 나온 거죠. 

여기까지는 다른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굳이! 여러 장기수 선생님들 가운데 허영철 선생님 이야기를 책으로, 만화책으로 내게 된 이유는 허영철 선생님의 남다른 이력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살짝 이야기했지만 허영철 선생님은 노동으로 잔뼈가 굵으신 분이예요.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했던 많은 혁명가들이 지식인 엘리트 계층이었던 것에 반해 그야말로 ‘민중’인 것이죠. 물론 지식인들은 엘리트고, 노동자들은 민중이라는 이분법적인 도식은 참 위험하지요. 하지만 김일성이나 박헌영, 이현상과 같은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공산주의자들이 아닌 평범하고 이름 없는 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혁명가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요.
솔직히 나는 보통학교 학력도 갖추지 못했고 아무런 이론적인 준비도 없었지요.
하지만 혁명가가 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혁명가로 태어나서 되는 것이 아니라
혁명가이기를 선택하고 노력하는 것이에요.”

    허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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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허영철 선생님은 남과 북 모두에서 인민위원장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는 거예요. 혼란스럽고 역동적이었던 해방 후, 한국전쟁까지 남과 북에서 인민위원장을 지냈던 독특한 경험은 허영철 선생님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안 되겠어요. 두 번에 나눠 쓸게요. 다음 글에서는 <나는 공산주의자다>의 만화가 박건웅 선생님을 소개해 드리면서 편집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들을 이야기할게요. 


 
보리 편집 살림꾼. 이용석






보리

보리 2010-03-22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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