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서양 이야기를 듣고 읽으며 자란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이 땅 어느 곳을 가 보아도 '반쪽이'보다 '백설공주'에 더 친숙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몽실언니'와 '소공녀 세라'를 견주어 보아도, '헤라클레스'와 '강림도령'을 견주어 보아도 마찬가지다. 요컨대 아이들 정서의 틀을 결정짓는 문화 환경의 중심에 서양 이야기가 있다.
이렇듯 지나치게 서구화된 문화 속에서 아이들 정서는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다. 우리 아이들은 곧잘 자기가 백인이 아니면서도 유색인은 열등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히고 자기가 침략자 후손이 아니면서도 원주민은 미개하다는 생각에 젖어들며, 이것은 열등감과 자기 부정의 뿌리가 된다. 우리 아이들이 만약 이웃 동남아시아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놀리고 은근히 업신 여긴다면, 곧 자기 자신을 놀리고 업신여기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책임은 아이들에게 있지 않다.
- <옛이야기 되살리기> (2011, 서정오) 가운데
웹마스터 위희진 2012-11-14
IT업계에서 보리로 이직한 것은 생태적 개종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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