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출판사 2013년 달력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새해 달력을 받으면 어떤 생각을 먼저 하세요? 어떤 날을 가장 먼저 찾아보세요?
예전 같으면 제 생일, 연휴 이런 걸 먼저 찾아봤을 것 같은데 회사 달력을 먼저 받게 되니 '달력이 예쁘게 나왔나? 독자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 다음엔 저희 아기 생일을 먼저 찾아 보게 됩니다.
2011년 6월 14일 화요일. 저희 아기가 태어난 날이에요. 두 돌이 되는 내년 생일은 금요일이네요. 아기를 낳던 날을 생각하고 아기가 자라온 날들을 떠올리니 코끝이 찡해집니다.
보리 독자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아이를 두신 부모님이실거에요. 저처럼 아이 생일을 먼저 찾아 보실지도 모르고요. 달력에 있는 날짜는 1,2,3,4,5,6... 숫자로 적혀 있을 뿐이지만 아이가 자라온 날들은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날들입니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 내 품에 안기던 날, 밤낮을 아직 못가려서 밤잠도 못자고 우유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던 날들, 새근새근 잠든 아기 옆에서 기저귀 개우며 행복하던 날, 목욕 후 햇살에 반짝이며 웃음짓던 날, 감기에 걸려서 아픈 아기를 보며 미안함에 눈물 짓던 날, 처음으로 아기 과자를 주니 주먹을 피지도 못하면서 가지고 놀던 날, 꽃잎을 입에 넣고 맛을 보던 날, 걸음마를 시작하고 언제 기던 아기였나는 듯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던 날, 내 맘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서 화를 냈는데 화난 엄마에게 웃어 보여서 너무 미안하던 날, 목욕은 그렇게 안하겠다고 울어대면서 비 와서 물엉덩이만 생기면 첨벙첨벙 들어가서 놀던 날...
부디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보리출판사 독자님들도요.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날들에 보리에서 펴낸 책들이 작지만 독자님들의 행복에 함께 할 수 있길.
아직 새해가 되려면 한 달도 더 남았는데, 달력이 나와서 미리 감상에 젖고 좋은 것들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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