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식구들이 6월 초에 변산으로 모내기 울력을 다녀왔어요.
잡지 편집자가 개똥이네 놀이터에 기사로 넣으려고 찍은 사진을
졸라서 몇 장 받았어요.
함께 보실래요?
논 어귀에 있는 모판을 논 군데군데로 날라야 해요.
이 일은 공동체 학교 친구들과 공동체에 계신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하셨어요.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논바닥을 어찌나 자유자재로 걸어다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모를 심을 일꾼들은 이렇게 한 줄로 서서 기다려요.
모줄 잽이(모줄을 잡으시는 분) 가 모줄을 잡을 때까지.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모습이네요!
모줄 잽이(모줄을 잡아 줄 간격을 가름하는 일꾼)가 모줄을 잡으면
줄대로 서서 '꽃잎' 자리에 모를 꽂아요.
줄마다 같은 간격으로 빨간 '꽃잎'이 달려 있어요.
줄이 물 속에 가라 앉아서 꽃잎이 안 보이면 '모줄 잽이는 줄 똑바로 잡아라!" 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해요
내가 많이 못 꽂으면 옆에 친구들이 더 많이 꽂아야 하니까
모줄 잽이가 줄을 옮기기 전에 부지런히 꽂아요.
내 속도가 느려지면 옆에서 받쳐주고
옆 속도가 느려지면 내가 받쳐주고
서로 도와가면서 사이 좋게 해요
(사실 뒤쳐지지 않게 꽂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대충 꽂으면 물 위에 모가 둥둥 뜨기도 하니까
뻘 속에 잘 꽂아야 해요
한쪽 손에 들고 있는 모가 떨어지면
뒤에 모잽이가 모판에서 뽑은 모를 던져주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얼굴에 흙탕물을 뒤집어 쓰기 일쑤에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서로의 사정을 봐 가면서
해야 하는 일이라 모내기의 필수조건은 "협동"
모내기 하는 사이 사이
공동체 학교 친구들은 갈고 닦은
풍물 솜씨를 선보이기도 했어요
친구들이 치는 풍물 소리를 들으며 더욱 힘내서 모를 심을 수 있었어요
아주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해 모내기를 빨리 끝냈어요.
보리 트위터로 어떤 독자분께서
모내기도 6시간만 하냐고 여쭈어 오셨는데,
정말 6시간 만에 모내기가 끝이 났어요!
일년에 한 번 있는 울력이지만 간만에 안 쓰던 근육들을 썼더니
일주일은 더 아팠어요.
그래도 모내기 하는 사이 참으로 먹었던 삶은 햇감자와 시원한 수박맛은
잊을 수가 없네요.
별 탈 없이 잘 자라서 올 가을에 기름진 햅쌀을 수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편집 살림꾼 누리짱 2012-06-19
보리출판사가 만든 그림책 브랜드 개똥이에서 세상의 모든 그림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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