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지하를 책방으로 꾸미는 글을 쓰느라 지난 보리 사진들을 찾아봤어요.
그리고 제가 아직 보리에서 일하지 않았을 때 사진들도 보게 됐습니다. 전 보리에서 일한 지 한 해 밖에 되지 않았어요. 보리는 지난 20년동안 책을 펴냈으니 제가 알고 있는 보리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거에요.
사진 속엔 지금도 함께 일하고 있는 선배님들도 계시고 뵌 적 없는 선배님들도 계세요.
왠지 이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뭉클해져서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얘기로만 전해 듣던 예전 보리 모습.
새해가 되면 풍악을 울리며 건물을 돌고 궂을 하던 기억들.
소리를 하고, 풍악을 울리던 선배님들이 떠나신 지금 이젠 이런 풍경은 보기 어려워졌어요.
보리를 떠나신 선배님들 가운데는 농사를 지으시는 분도 계시고, 다른 곳에서 책 만드는 일을 계속 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해요. 사람 사는 곳이니 안좋은 마음으로 떠나신 분도, 상처 받고 떠나신 분도 분명 계실 거에요.
선배님들이 펴내신 책 덕분에 좋은 책 만드는 출판사라는, 좋은 책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얘기들을 거저 들으면서 지금 제가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는 것처럼 보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고 이어나가도록 힘쓸거에요.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보리를 떠나게 되었든, 보리 식구였던 분들이 보리를 그리워하고 이 시절을 떠올릴 때 새롭지만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 휴직 중이신 옥한상제님, 보고 싶어요!!!
(이 글을 보실런가 모르겠어요. ^^)
보리 2010-09-14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말고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자. 수익이 나면 다시 책과 교육에 되돌리자.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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