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반찬으로 새꼬막이 나왔어요.
보리는 밥을 함께 먹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서 ‘밥상 공동체’로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밥상 공동체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 날마다 회사 식당에서 밥을 함께 먹거든요.
전 어릴 적에 외가가 있는 전라남도 화순에서 자랐는데, 대식구가 둘러 앉아 말랑말랑한 꼬막을 까먹던 기억과 그 맛이 지금도 생생해서 꼬막을 참 좋아해요. 서울에선 어릴 때 맛보았던 꼬막을 먹기도 힘들고 대부분 새꼬막이지만 꼬막만큼 맛있지는 않아도 양념 안한 새꼬막 삶은 것은 꼬막에 대한 기억을 불러오기 때문에 새꼬막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양념 안 한 새꼬막 삶은 것을 한그릇 퍼와서 간식으로 먹고 있어요.
먹다 보니 꼬막과 새꼬막, 그리고 피조개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져서 <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갯벌 도감>을 찾아 봤어요. 보리에서 일하게 된 후로는 들판에서 새를 보아도 나무를 보아도 도감을 찾아 보게 되는데, 참 재미있어요.^^
꼬막 참꼬막, 고막, 안다미조개, 제사꼬막 Tegillarca granosa
연체동물 이미패류 돌조개과
크기 5 X 4 cm
사는 곳 서해. 남해 뻘갯벌
나는 때 1년 내내
특징 전라남도 남쪽 뻘갯벌에서 난다.
꼬막은 뻘갯벌에서 산다. 전라남도 보성만과 순천만처럼 뻘이 부드럽고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많이 난다. 갯마을 아주머니들은 긴 널판으로 만든 뻘배를 밀고 다니면서 꼬막을 잡는다. 꼬막은 껍데기가 볼록하고 두껍고 단단하다. 두꺼운 세로줄이 17~18줄 나 있고, 줄 사이 골이 넓다. 껍데기에 털이 없다. 맛이 좋아서 '참꼬막'이라고 하고 제사상에도 올려서 '제사꼬막'이라고도 한다. 껍질째 살짝 데쳐서 속살을 먹는데 짭조름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꼬막은 늦가을부터 살이 오르고 맛이 들기 시작해서 봄까지 많이 먹는다. 추운 겨울에 나는 것이 더 맛있고 쫄깃쫄깃하다.
꼬막은 껍질째 살짝 데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저희 외가에서는 물을 끓인 후에 뜨거운 물을 꼬막에 부어 가면서 살짝 익히기도 해요. 조정래 선생님의 <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꼬막 때문에 몇번이고 침을 꼴깍 삼켰는데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
제가 지금 먹고 있는 새꼬막이에요. 꼬막보다 맛이 떨어져서 '똥꼬막'이라고도 한다니 참 재미있죠?
피조개 큰피조개(북), 털조개, 털꼬막, 왕꼬막, 뉘비꼬막 Scaphraca broughtonii
연체동물 이미패류 돌조개과
크기 9 X 9 cm
사는 곳 서해. 남해 10~20m 바닷속
나는 때 늦가을~봄
특징 조갯살에 붉은 피가 돈다
피조개는 바닷속 모래가 섞인 진흙바닥에서 산다. 조갯살을 발라 내면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진다고 '피조개'라고 한다. 비슷하게 생긴 꼬막이나 새꼬막보다 훨씬 크고, 더 깊은 바닷속에서 산다. 서해나 남해에서 많이 나는데 배를 타고 나가서 조개 그물로 잡는다. 피조개는 껍데기가 두껍고 단단하다. 세로줄이 39~44줄이고 골이 가늘게 패어 있다. 껍데기에 털이 많아서 '털조개'라고도 한다. 북녘에서는 새꼬막을 '피조개'라고 하고, 피조개는 '큰피조개'라고 한다. 맛이 좋아서 겨울에 싱싱할 때 날로 많이 먹는다.
북녘에서뿐만 아니라 남녘에서도 새꼬막을 피조개라고도 하고, 전부 꼬막이라고 부르기도 해서,
꼬막과 피조개, 새꼬막이 헷갈리기도 하고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몰랐는데 피조개는 배타고 나가서 잡는 큰조개라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세밀화가 꼭 사진같지 않나요? 사람의 손으로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워요.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 화가 선생님들은 수차례 취재를 다니시고 사진도 찍으시고 공부도 하신대요. 보리에서 펴낸 갯살림 책은
이원우 선생님께서 많은 그림을 그려 주셨는데, 저도 언젠가 따라가 볼 수있는 기회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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