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출판사 블로그

 

“하진아, 너만은 고향을 꼭 지켜라.”

-가난한 갯마을 아이들이 웃고 울며 살아가는 이야기

 

 

갯마을에 사는 하진이, 영숙이, 용제, 수연이는 안겉이 아이들(동네 고샅 안에 산대서 붙여진 이름)이라 불러요

가난하지만 씩씩한 아이들은 산과 들, 바다를 쏘다니며 연도 붙여 날리고, 바닷가에 자신들만의 비밀 집을 만들고 놀아요. 주린 배를 채우려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 구워먹거나 제비를 잡아 구워먹기도 하고 미영(목화)밭 서리를 하다 주인한테 들켜 혼쭐이 나기도 해요.

하지만 너무 가난한 동네라서 먹고 살 길이 없어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요. 영숙이, 용제, 수연이도 모두 마을을 떠나게 되고 거짓말같이 하진이 혼자만 남겨집니다.

마침 서울에 있는 형이 편지를 보내 하진이에게 서울로 올라 오라고 합니다. 하진이는 과연 어떤 결심을 할까요?

 

농사꾼 시인이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


《갯마을 하진이》의 주인공인 ‘하진이’는 농사꾼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박형진 선생님입니다. 초등학교 때 100권짜리 「한국문학전집」을 다 읽어버리는 바람에 학교 공부가 시시해져 중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평생을 농사를 짓는 틈틈이 시를 썼습니다. 젊은 시절 세상 구경 하려고 고물 장수를 하면서 서울에서 지내던 잠깐 동안을 빼면 박형진 선생님은 나고 자란 고향에서 평생 농사를 짓고 있는 진짜배기 농사꾼인 거죠.《갯마을 하진이》는 어린 시절 농사를 지어본 잠깐의 경험만으로 ‘그 시절엔 이랬어.’하는 식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을 농사일로 손마디가 굵어진 농사꾼이 들려주는 진솔한 고향 이야기입니다

 

산과 들과 바다가 만나는 갯마을 이야기


박형진 선생님이 살고 있고 《갯마을 하진이》의 배경인 변산 모항은 산과 들과 바다가 만나는 곳입니다. 산에서 나는 것, 들에서 나는 것, 바다와 갯벌이 선물해 주는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갯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도 하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기도 하며 살아갑니다. 《갯마을 하진이》에는 이런 갯마을 특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고깃배에 올라타 헤엄을 배우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 먹고,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나무도 하고 목화 서리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살림 방식인 갯살림과 산살림, 들살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도시를 향해 고향을 떠났던 그 시절 이야기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농민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모이게 됩니다. 갑자기 인구가 불어난 도시는 달동네가 생기고 빈곤층이 늘어났지요. 하지만 시골에는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크고 작은 일을 해가던 농촌 공동체가 무너지게 된 겁니다.《갯마을 하진이》에는 먹고 살 길을 찾아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던 사람들과 고향에 남은 사람들의 슬픔이 담겨 있습니다. 고깃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죽을 번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 서울로 떠난 종길이 형님, 이모네 연탄배달 일을 도우러 부산에 갔다가 가출하는 용제, 공장가서 돈 벌어오겠다고 쪽지 하나 써 놓고 도망치듯 고향을 떠난 영숙이, 그리고 동무들이 모두 떠나버린 고향에 혼자 남게 되는 하진이의 슬픔에서 우리는 농촌 공동체가 붕괴되던 시절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동무들이 모두 떠나버린 고향을 홀로 남아 꿋꿋하게 지키는 하진이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고향과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새로운 문학 <보리피리 이야기>

태산보다 높다는 보릿고개를 넘는 동안, 아이들은 보리피리를 꺾어 불면서 가난을 견디며 살아가는 힘을 얻었어요. 보리피리 소리에는 기쁨과 슬픔이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 숨쉬는 소리입니다. ‘보리피리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꿋꿋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줍니다. 고장마다 다른 말이며 풍경, 살림살이도 환하게 보여 줍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아동 문학, 옛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꽃을 활짝 피워 아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편집 살림꾼 스테고

편집 살림꾼 스테고 2011-05-02

어쩌다보니 출판사에 들어와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책 만드는 일보다는 책 보는 일이 더 재미있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 로그인 후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